히스토리 교회

[사순절 묵상]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언약의 피”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언약의 피”

예수님 당시 무교절 축제가 시작되는 첫날 저녁은 유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일아 축제 음식을 먹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 일행도 ‘성안  아무’의 집에서 만찬을 가졌지요. 만찬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수님은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자신을 배반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구원 능력과 사랑을 기념하는 식사 자리에 배반은 전혀 어울리는 주제가 아니지요. 더군다나 제자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철폐하고 유대인 지도자들과의 논쟁에서 승리를 거두셨기에 그분이 새로운 통치자로 등극하리라 내심 기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배반을 하다니요. 함께 식탁에 있던 제자들은 제각기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주님, 나는 아니지요?”(마 26:22) 아니, 자기 속마음과 의도를 왜 예수님께 물어보는 걸까요?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지 않나요? 아마 제자들의 마음에는 앞으로 다가올 위험한 일에 대한 불안감과 그것을 감수하지 못하겠다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 불안감과 두려움을 떨쳐주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누록 없는 떡을 들어 기도하시고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십니다. 그 행위를 통해 자기 몸을 부수어 제자들을 살리려 한다고 알려주십니다. 또 포도주 잔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받아 마시라고 하십니다. 음료가 사람을 살리듯 자신의 피로 생명을 주려 한다고 하십니다. 마지막 만찬을 통해  예수님은 그분 자신과 우리를 아주 강한 운명 공동체로 엮으셨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살과 피로 세운 공동체이자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공동체입니다. 이 마지막 만찬은 기존  유월절 식사의 상징을 뛰어넘는 것으로, 하나님의 구원이 그분 아들의 희생을 통해 완성됨을 보여줍니다.  제자들은 이 뜻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에야 비로소 충분히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만찬 자리에서도 제자들은 그 만찬이 단순한 것이 아님을 직감하며 어딘가에서 솟아나오는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느낀 듯합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자리에서 찬미하고, 감람산으로 향했다고 마태복음이 전해줍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우리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형제자매들과 온전히 얽힌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는 주님의  희생으로 세워진 것입니다. 고난주간을 보내는 우리, 예수님께서 세우신 믿음의 공동체를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답게 세워가기를 축복합니다!

[ 같이 하는 기도 ]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언제든 주님을 배반할 수 있는 우리임에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 비록 유다처럼 주님을 팔아버린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베드로처럼 삶의 곳곳에서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사랑과 희생은 우리의 못남보다 크셔서, 하나님과 우리를  끊어지지 않는 공동체로 만드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희생을 기억하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주님이 베푸신 은혜와 긍휼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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