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교회

[사순절 묵상] “예수님의 몸을 주시오”



“예수님의 몸을 주시오”

십자가형은 당대 로마제국이 시행하는 사형 가운데 가장 잔혹하고 혐오스러운 처형 방식이었습니다. 로마 시민이면 사형에 처해지더라도 십자가형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매우 고통스웠기 때문입니다. 십자가형을 받은 사형수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 가까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가 탈진이나 혹은 과출혈로 죽게 되는 매우 잔인하고도 혹독한 형벌입니다.

둘째, 수치스러운 형벌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사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명예가 중요했던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는 공중 앞에 벌거벗긴 채 죽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물며 로마시대에도 그러할찐대 유대사회에서는 신명기 말씀처럼 나무에 달려 죽은이는 ‘하나님께 저주받은 자’라는 인식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니 히브리, 헬라 문화 모두가 볼 때 가장 피하고 싶은 형벌임에 분명했습니다.

셋째, 보다 결정적인 이유인데 십자가형으로 죽은 죄수의 시체는 매장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죄수의 시체는 십자가에 매달린 채 새나 들개에게 뜯겼습니다. 또 십자가에 달린채 썩어갔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셨을 때 제자들은 도망을  갔고, 사랑하는 가족이라 할지라도 시신을 수습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로마의 죄수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대로 들짐승의 먹이가 될 형편이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숨을 거두셨기에 장사를 지내도 되는 형편이었음에도 안식일을 몇시간 남기지 않은 때라 시신을 요청할 용기도 장례를 진행할 시간조차 없는 절박한 때였습니다.

그러나 그때 등장한 인물이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었습니다. 산헤드린 공의회의 의원이었기에 시신을 요청할 수도 있었고, 신속히 장례를 진행할 정도로 재력을 갖추었습니다. 요셉은 예수님의 제자였으나 동료 유대인들이 무서워 겉으로믄 이  사실을 숨기며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였습니다.(요 19:38) 그렇게 예수님 공생애 기간에는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라는 것을 숨겼지만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도망간 그때, 요셉은 비로서 제자로서의 정체성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임종을 보고서도 가만 있을 수 없었던 선한 양심의 발로였을 것입니다.

그는 빌라도에게 가서 ‘대담하게”(막15:43) 예수님의 시신을 내어달라고 청합니다. 십자가형을 받아 죽은 사람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례를 치르는 것은 상당한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자칫하면 산헤드린 공회원의 자격까지도 박탈당할 뿐만 아니라 유대사회에서 가족 모두가 매장당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 요셉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또한 자신의 신분이 누구인지를 비로서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는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주님을, 자신의 양심을, 자신의  제자된 본분 십자가 시진 예수님을 보며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로마 병정들과 유대인들이 보기에는 예수님의 시신은 그저 파렴치한 중에 하나로 보았지만,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깨달은 이들이 보기에는 십자가 지신 예수님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되찾아야 할 전부였던 것입니다.

마치 예수님 공생애때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다는 말씀을 비로서 깨달은 것처럼, 요셉과 니고데모는 자신의 소유와 신분, 생명을 빼앗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앞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선택한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선택을 한 요셉, 그리고 니고데모는 운좋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게 아니라, 자신의 전부되신 예수님을 고백했을 때 비로소 부활하신 예수님을 기꺼이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모든 소유와 인생을 팔아야지만 천국가고 축복받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전부와 맞바꾸어도 조금도 아깝지 않은 분. 그래서 자신의 모든 소유를 팔아 보화가 감추인 밭을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이듯 그것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지혜로운 일이요 값진 일입니다.

또한 우리가 드린 전부는 하나님 자신이 하늘 영광과 보좌를 포기하고 오신 것과는 도저히 비교될 수 없는 값진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맞이할 부활, 이전에 우리가 가지려 했고 추구했던 모든 가치는 죽고 예수 안에서 새로운 가치, 새로운 시야가 열리는 순간입니다.

아직 그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이 부활을 기점으로 우리 삶에 지축이 흔들리듯 가치 변화가 일어나 새로운 피조물이요 진정한 오늘날의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부활이 있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I 같이 하는 기도 I

십자가에서 주님의 몸을 내려 받아 든 요셉은 실제로 무엇을 받아 든 것일까요? 어느 민족 누구에게나 결단할 때가 있습니다. 참과 거짓이 싸울 때 어느 편에 서야 할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주님을 찾는 것이 우리자의 인생을 찾는 길이자 참 진리를 깨닫는 길입니다. 주님을 모시는 일이 우리가 치러야 할 어떤 대가보다 크고 소중한 일임을 고백합니다. 주님을 모시기로 결단한 요셉은 진리와 자유와 평화와 기쁨을  누렸을 것입니다. 주님의 무덤 앞에서, 우리의 모든 죄악과 수치와 악행 앞에서  우리는 부활하실 주님을 모시기로 결심합니다. 우리를 도와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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