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교회

[사순절 묵상]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요한복음 5장에는 베데스다 못에서 38년 된 병자가 치유된 사건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점에서 당시 사람들의  예상과 기대를 넘어섰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예수님이 38년 된 병자를 고치신 사건은 안식일에 일어났습니다. 병자가 다급하게 죽어가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예수님은 그에게  “일어나서 네 자리를 걷어 가지고 걸어가거라.”(요 5:8)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그가 곧 치유되어 걸어갔습니다. 주변에 있던 유대인들은 오랫동안 병에 시달리던 그가 쾌유된 사실보다 ‘안식일인데 자리를 걷어가지고 간 행위’에 주목했습니다. 안식일 법을 어겼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십계명 중 네 번째 계명은 ‘안식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입니다. 그 이유는 출애굽기 20:9-11과 신명기 5:12-15에 나옵니다. 안식일의 근본정신은 하나님을 닮아 만물이 쉼을 얻고 창조의 기쁨과 평화를 누리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안식일은 신분, 성별,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피조물이 창조의 원형으로 돌아가 기쁨을 얻고 생명은 누리는 날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시대의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안식일에 어떤 일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를 상세하게 구분했습니다. 기쁨과 평화와 안식이 엄격하게 지켜야 할 규율처럼 되어버렸지요. 생명을 축하해야 할 날이 생명의 활동을 억누르는 날로 번질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안식일의 본뜻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안식일에도 모든 피조물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존하신 것에서 알 수 있듯, 생명을 살리는 것이 안식일의 정신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38년 된 환자를 기꺼이 치유하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7:37에 기록된 “명절의 가장 중요한 날인 마지막 날”  은 초막절 제7일로, 이날 제사장들은 물을 길어 제단에 일곱 번 물을 붓는 예식을 행했습니다. 초막절 이후 찾아오는 우기를 맞아 하나님께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충분히 내려달라고 기원하는, 혹은 내려주실 것을 미리 감사하는 예식이었습니다. 농작물은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아야 살 수 있습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에게는  생명을 살리는 물, 생명을 북돋고 성장시키는 물이 있어야 합니다.  하여 초막절의 끝날, 예수님은 이렇게 외치십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37b-38절)

요한이 알려주듯 이것은 ‘예수를 믿은 사람이 받게 될 성령”(39절)을  가리킵니다. 생명을 창조하고 보존하며 풍요롭고 성숙하게 하는, 예수님이 주시는 이 물을 흠뻑 들이킬 수 있는 사순절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우리의 병을 고치시는 주님, 초막절 밤을 비추는 횃불보다  더 큰 빛이 되셔서 우리 삶을 밝혀주시기 원합니다. 초막절 제단에 붓는 물과 비교할 수  없는 단비를 내려주셔서 우리의 갈한 마음을 흠뻑 적셔주옵소서.  그 불로 우리  삶의 그림자를 걷어가시고, 진리를 보여주옵소서. 그 물로 나와 내 주변이 살아나는 놀라운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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