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교회

[사순절 묵상]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아라”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아라”

찬양시인 시편 95편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첫 부분인 1-5절에서 시인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야웨 하나님을 찬양하자고 요청합니다. 그분이 구원의 반석이시기 때문입니다. 구약 성서에서 하나님을 반석이라고 할 때 이 반석은 사람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디딜 수 있는 든든한 이미지입니다. 또한 산성이라고 하면 적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바위 틈새의 은신처 같은 이미지입니다. 하나님은 허물어져 가는 인생에게 든든한 근거가 되어주시고 이러저러한 위협과 고통에서 우리를 안전하게 숨기며 구원하시는 은신처가 되십니다. 그래서 시인은 청중을 향해 즐거이 외치고 즐거이 그분을 노래하자고 청합니다.

두 번째 부분인 6절과 7절 전반부에서 시인은 하나님 앞에 경배와 찬양을 드리자고 권면합니다. 창조주이시며 모든 신을 다스리는 왕이요, 구원의 반석이신 그 분 앞에 무릎을 꿇라고 외칩니다. 그렇게 노래하는 이유는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가 손수 이끄시는 양 떼'(시95:7a)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부분인 7절 후반부에서 시인은 하나님의 백성이 마땅히 취해야 할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를 노래합니다. 그는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아라’라고 훈계합니다. 여기에 쓰인 ‘완고’는 출애굽기에서 히브리 사람들을 내보내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듭 거절한 바로의 마음을 나타낼 때 섰던 단어입니다. 바로가 완고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자신을 이집트의 최고신인 ‘라’의 현현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라’와 그의 대리인인 자신이 히브리 노예들의 신인 여호와보다 높고 크다고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재앙을 만나 번번히 마음이 꺾이며 하나님이 더 능력있음을 속으로 깨달았을지도 몰랐지만, 노예들의 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똥(?)고집과 자존심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그 내면에 담긴 이스라엘 백성을 보내지 않으려 했던 것은 값싼 노동력을 잃기 싫었던 잘못된 물욕과 그릇된 생명경시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바로처럼 완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종종 발견합니다.

첫째는, 내가 의지하는 것이 하나님보다 더 크게 보이고 강력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잘 모르지만, 내게 익숙하고 의지하고 좋아보이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크게 보고 대단하게 생각하는 것. 그 착각이 우리 마음을 완고하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내가 가진 것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바로에게 히브리인들은 원래부터 바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집트에 힘이 되었던 사람, 요셉의 후손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을 무시하고 경계하며 적으로 돌리고 억압하여, 종을 삼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샌가 이집트의 이익이 되고 편하게 하니 히브인들을 괴롭히며 지극히 이기적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부모를 둔 것도 내 힘으로 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에 태어나게 된 것도 우리 노력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역사상 이렇게 잘 사는 시대에 살게 된 것도 우리 공로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듯 모든 것이 주님이 주신 것일찐데, 감사함을 잃고 살아가지 않기를 원합니다.

또한 지금 가진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가장 우선되어야 할 예수그리스도를 놓치고 산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사순절, 나도 모르게 완고해진 것이 있다면 십자가의 사랑과 보혈로 녹아지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우리는 허기를 채우듯 거짓 신에서 또 다른 거짓 신으로 이 이념에서 저 이념으로.. 진리라 부르는 이것에서 진리라 부르는 저것으로 지향을 바꿉니다. 이렇게 우리는 안식하지 못한 채 참된 안식처이자 진리인 그 분으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칩니다. .. 그분은 우리가 그분에게로 돌이키기를 기다리지 않고.. 수난을 감내하는 끈질긴 사랑으로 우리를 그분에게로 돌이키십니다. 이 순전한 은총의 활동, 이 철저한 방향의 전환을 성서는 메타노이아. 즉 회심, 회개. 거듭남이라고 부릅니다.”(더글라스 존 울)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완고한 마음이 부드럽게 하시며, 세상의 기준으로 살던 마음을 돌이키사 온전한 믿음으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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