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교회

[사순절 묵상] “갈라져 있는 것을 하나로 만드신 분  “



“갈라져 있는 것을 하나로 만드신 분 “

에베소서 2장에서 바울은 이방인들에게 그들이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전 어떠한 상태였는지를 생각해보라고 말합니다. 그때 그들은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의 표현에 따르면

“세상에서 아무 소망이 없이, 하나님도 없이 살았습니다.”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다가 엄청난 폭풍을 만났는데 배가 전복되기 직전에 가까스로 탈출하여 구명정에 탔습니다. 다행히 그 구명정에는 얼마간의 음식과 물이 있었지요. 그 사람은 난파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가 북쪽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나침반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잡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밤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북극성이 방향을 알려줄 테니까요. 그런데 밤이 되었는데도 그렇게 고대하던 북극성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이처럼 막막한 상황, 살길을 어렴풋이 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안고서 죽음만 바라보고 있는 삶이 바로 ‘아무 소망 없이 사는 삶, 하나님도 없이 사는 삶’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극성 같은 구원의 길을 여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에베소교회는 소수의 유대 그리스도인과 다수의 이방 그리스도인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그룹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다수의 이방인 신자가 유대 신자들을 무시하거나 경시한 모양입니다. 이때 바울은 이방 신자들에게 그들의 이전 처지가 어떠했는지 돌아보라고 주문합니다. 물론 그는 이방 신자들만 훈계하지는 않습니다. 종국에는 유대인이냐, 이방인이냐의 구분이 그리스도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도 덧붙인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은 그리스도를 통해서이고, 이때 인종이나 신분, 성별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 열린 하나의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신분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사람’이 태어납니다. 인간이 인간을 구분하던 이전의 모든 방식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가고, 하늘나라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수행하며 성실하게 구원의 삶을 누릴 ‘새사람’만이 중요하지요.

새사람은 하나님과 화해한 사람입니다. 또한 이전에 ‘나와 다르다’고 구분짓는 사람들과 화해한 사람입니다. 한 성령을 받은 사람, 예수님을 모퉁잇돌로 하여 함께 세워지는 건물, 그리스도 안에서 한 성전을 이루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성령 하나님의 거처가 되는 ‘새사람’입니다.

하나님, 이 사순절을 통하여 새사람으로 거듭나게 하옵소서. 인간이 만든 인종의 벽, 신분의 벽, 빈부의 벽, 학력의 벽에 갇히지 않게 하옵소서. 십자가의 보혈과 예수그리스도의 깊은 사랑으로 새사람되게 하옵소서. 주님을 모신 하나의 성전으로 함께 성장하고 성숙하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옵소서. 모든 벽을 허물고 화해하게 하시며 평화를 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섬기신 본을 따라 새사람이 되어 살아갈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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