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교회

[사순절 묵상]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

하나님은 이사야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목소리를 크게 내어 힘껏 외쳐라. 주저하지 말아라”(사 58:1)라고 주문하십니다. 예언자 이사야가 외쳐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요? 바로 ‘이스라엘 백성의 허물과 죄’입니다. 하나님이 크게 폭로하라고 하신 허물과 죄가 무엇인지는 다음 구절에서 밝혀집니다.

“그들이 마치 공의를 행하고 하나님의 규례를 저버리지 않는 민족이나 되듯이, 날마다 나를 찾으며, 나의 길을 알기를 좋아한다. 그들은 무엇이 공의로운 판단인가를 나에게 묻고, 하나님께 가까이 나가기를 즐거워한다고 한다”(2절)

즉 하나님은 겉으로는 경건한 백성인 듯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의 행태를 고발하고자 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제의 절차에 따라 하나님을 찾고, 여러 규례를 지키면서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하나님을 무시했으며, 따라서 이웃과 싸우고 그들을 착취하고 멸시하였습니다. 금식하는 날엔 도리어 향락만 찾고 일꾼들에게 무리하게 일을 시켰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3절에 나오는 ‘향락’을 ‘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합니다. 금식은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식사를 끊으면서 모든 욕망을 내려놓고 그분의 뜻을 구하며 그 뜻에 따라 살겠다고 겸허히 다짐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그런 금식의 날에 이스라엘은 여전히 자신의 향락, 즉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취하기 위해, 또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힘을 쏟았던 것입니다.

금식은 하나님을 향해 자신은 비우는 일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돌보시려는 이웃, 특히 고통 가운데 있는 이웃을 살피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부당한 결박을 품어 주는 것, 멍에의 줄을 끌러 주는 것, 압제받는 사람을 놓아 주는 것, 모든 멍에를 꺾어 버리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냐? 또한 굶주린 사람에게 너의 먹거리를 나누어 주는 것, 떠도는 불쌍한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헐벗은 사람은 보았을 때에 그에게 옷을 입혀 주는 것, 너의 골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6-7절)

바로 이것이 금식입니다. 불교처럼 오체투지 혹은 고행을 일삼으며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식을 통하여 고난 중에 있는 이들의 고충을 헤아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 그리고 그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마음을 담는 것, 닮는 것… 그것이 진정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이 될 줄 믿습니다.

지금 가까운 우리 이웃 뿐만 아니라 나라와 민족, 그리고 세계 열방 가운데 결박당한 이들, 멍에로 고통받는 이들, 압제받는 이들을 향해 기도할 때인줄 믿습니다.

11절엔 이렇게 기록합니다.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

사순절 기간을 통하여 나만을 향한 시선에서 그리스도의 시선으로 옮겨지고, 나만의 축복을 빌었던 삶에서 주변과 이웃을 향해 축복을 간구할 때 우리 주변에 물댄 동산같이 변하고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물 같은 은혜가 가득하여 지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

[ 같이 하는 기도 ]

금식의 순간에도 우리 자신에게만 집중했던 마음을 용서하소서. 종교적 만족감을 채우거나 보여주기식의 금식이 아닌, 주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이 되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또한 금식하는 모두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부어주시는 은혜가 있게 하옵소서. 사순절 동안 행위와 요식이 아닌 예수그리스도, 그분 전체를 새기고 묵상하는 복된 기간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