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교회

2023.03.03 사순절 묵상 09 “회개의 마중물”

2023.03.03 사순절 묵상 09

“회개의 마중물”

우물 펌프를 오랫동안 사용사지 않으면 물이 아래로 모두 빠져나가 물을 길을 수가 없습니다. 그럴 때 물 한 바가지를 떠서 펌프에 붓고 펌프질을 하면 밑에 고여 있던 물이 관을 타고 올라와 다시 우물의 제 기능을 합니다. 우리는 이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칭합니다.

회개하여 회중 앞에서 흘린 하디의 눈물은 영적 마중물이 되어 많은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1903년 8월 원산 선교사 연합 사경회를 인도하던 중 회심을 체험한 하디 선교사에 관한 증언입니다.

“그(하디)가 기도회 시간에 방금 경험한 것을 말하자 그 즉시 함께 있던 사람들도 같은 체험을 했다. 그다음으로 하나님께서 그에게 시키신 것은 토착 교회 교인들 앞에서 선교사 생활의 실패 원인이 자신의 결점과 믿음 없음, 선교비 유용에 있음을 괴롭고 창피한 심정으로 자백하는 것이었다. 주일 아침에 그는 부끄럽고 곤혼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오만과 굳은 마음, 불신을 자백하며 회중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때 거기에 참석했던 한국 교인들은 처음으로 죄책과 회개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목격했다.”

이렇게 하디는 선교사와 토착 교인들 앞에서 ‘회개의 본’이 되었습니다. 선교사 사경회를 마친 하디는 8월 31일부터 한 주간 동안 원산 선교사의 선교사, 토착인 직원들과 함께 특별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9월 초 원산을 방문할 미국 스칸디나비아선교연맹의 프란손 목사의 전도집회를 위한 기도회였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토착 교인들의 ‘공개적인 자복’이 터져 나왔습니다.

“(프란손) 집회를 준비하기 위해 나를 돕는 토착인 조역자들과 지방 내 교회 지도자들을 원산으로 모이도록 했습니다. 나는 트란손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지방에서 온 이들과 원산교회 교인 몇 명과 함께 매일 성경공부와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예배당 증축) 공사 중이라 현장을 떠날 수 없어 우리는 공사 현장에서 모임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목재 더미 위애 앉아 성경 말씀을 공부하던 중에 한 청년이 자신의 죄목을 적은 종이를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러더니 지난 며칠 동안 너무 괴로워 견딜 수 없었다면서 지금까지 지은 죄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죄목을 낭독하며 회개한 청년은 원산 시약소 일을 돕던 최종손이었습니다. 이튿날에는 최종손과 같은 방을 쓰던 선교부 서기 강태수가 일어나 통곡하며 자기 죄목을 낭독했습니다. 그렇게 한 주간 기도회를 마치고 9월 6일 주일예배를 드릴 때는 자존심 강한 양반 출신이자 로스 선교사의 어학 선생인 정춘수가 일어났습니다. 그는 얼마 전에 죽은 아내를 구박했던 일, 탐욕과 위선으로 교인들을 거만하게 대했던 일 등을 자백하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하디도 예상하지 못한 토착 교인들의 공개적인 통회 자복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진정한 회개운동의 방향은 위에서 아래로, 나에게로부터 남에게로 향합니다. 1903년 원산 부흥운동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묵상

  1. 자녀나 형제자매 앞에서 나 자신의 잘못과 오류를 고백한 적이 있습니까?
  2. 오늘날 한국 교회에 바람직한 회개운동이 일어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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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역사는 참으로 놀랍습니다. 왜 놀랍냐면 불가능하다도 생각했것 것도 가능하게 하시고 이제 끝아구나 싶었던 지점에서 역전의 놀라운 은혜를 부어주시기 때문입니다. 1903년 원산 대부흥운동도 그랬습니다. 하디의 회개의 고백이 마중물이 되어 주변 모든 사람을 변화시키게 되었습니다. 그 힘은 회개였고, 그 원동력은 바로 말씀과 기도였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무엇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사실 나를 포기하는 과정입니다. 나는 정말 안됩니다. 나는 정말 못합니다. 나는 정말 못됐습니다. 나는 정말 부족합니다…..

이런 나의 죄들을 누가 시켜서 혹은 지적해서라고 할 것도 없이 내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찔림과 아픔과 괴로움이 수반되었겠지만, 그것이 마중물이 되어 나오는 것이 진정한 회개입니다. 그러나 그 회개가 하나님의 역사의 마중물이 됩니다.

120년 전, 1903년에 부흥이 일어난 것 역시 바로 그러했듯이 이 사순절,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고 예수 바라볼 때에 내 안에 작동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찔림과 감사, 은혜와 탄복이 쏟아져 자복과 기도, 회개와 열매로 맺혀지는 복된 사순절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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